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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30 시사 잡설 - 한북미 3자 판문점 회동
    삶은다껌 2019. 7. 1. 14:46

    언론에서는 이번 판문점 3개국 정상 회동을 '남북미'로 표현하던데, 나는 이걸 한북미로 표현하고 싶다. 뭐, 심오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이고, 북한은 스스로 '북'조선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이번 정부의 평화 정책 자체는 적극 찬성하지만, 아무래도 그 참모들 중에 과거 통일 운동을 하던 운동권 출신들이 많아서 그런지 남북 관계를 왠지 너무 감성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아닌가 살짝 우려도 되는 터라, 남북미 보다는 한북미라고 부르고 싶다. 북한은 우리와 공식적으로는 휴전 관계인 나라다. 더더욱 감성보다는 이성을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여튼, 나도 한 명의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그리고 평화 통일을 강력 지지하는 입장에서 어제 판문점 한북미 회동을 관심 있게 지켜 봤다.

    장면 1. 트럼프가 북한 쪽으로 가기 위해 건물을 나설 때 문 뒤에 조용히 서 있던 문재인 대통령.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절대 오버하지 않는 것. 절대 과시하지 않는 것. 조용히 내실을 다지는 것. 문재인 대통령을 까지 못해서 안달난 인간들은 별별 장면 가지고 다 트집 잡고, 이번의 문 뒤에 서 있던 모습도 당연 까댐의 소재가 되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정확하게 본인 역할을 이해했다고 본다. 중재자의 역할, 바로 그것으로 충분했던 장면이다.

    장면 2. 트럼프가 홀로 휴전선으로 다가가던 순간 저 아저씨 상당히 긴장한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 속마음이야 나로서는 알 순 없지만, 혼자 생각해봤다. 나라도 쫄리겠다. 왜냐면 북한은 여전히 전폭 신뢰를 주기에는 어려운 나라다. 혹시 나 혼자 갔다가 쟤들이 납치라던가 이런 사고라도 치면 어쩌지? 트럼프가 쫀 것 같다는 것은 나만의 느낌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이해한다. 여전히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의 영역으로 혼자 가는 것이니.

    장면 3. 아마 순서 상으로는 제일 앞의 장면 즉, 두 나라 지도자가 만나기 몇 분 전 중계 화면에 잡힌 것인데. 미국 여자 경호원의 강인한 인상이 기억에 남는다. 나같은 남자 스무 명쯤은 쉽게 때려잡을 듯한 강인한 얼굴과 체구. 벌써부터 인터넷 사이트들에서 사진과 평이 돈다.

    장면 4. 짧을 것이라던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 시간여 이어진 회동. 그 이후에 나오는 세 나라 정상의,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밝은 표정. 한국과 북한은 이렇듯 가까운 나라다. 지도자끼리 통역 없이 말할 수 있는 두 나라. 사실, 김정은은 민주 국가 개념으로는 지도자가 아니라 왕이지만, 어쨌든 현재 그 나라 지도자는 맞으니깐 뭐.

    문재인 대통령은 그저 들러리만 섰다는 무식한 비판에 대해서는 한마디만 해주고 싶다.

    영화 기생충 감독은 봉준호다. 송강호 아니다. (물론, 송강호의 역량을 무시하는 말 결코 아니다.)

    그리고 나의 아니, 멀쩡한 이성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의 바램.

    힘들더라도 평화적 해결을 가야지. 분쟁이니 전쟁이니 이런 건 상상도 하기 싫다. 다만, 완전한 평화적 해결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의 방위력은 확실히 하면서 가야겠지. (너무 뻔한 말이지만 ^^;)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내가 나고 자란 대한민국 땅에서 열차를 타고 출발하여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를 관통하여 유럽에 가는 (아마도 한 달?) 여행 정말 해보고 싶다. 하루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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