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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FO가 정말 외계 지적 존재의 비행체라면?
    과학철학 2019. 9. 19. 16:11

    미 해군이 공식 인정한 UFO 관련 기사가 나왔다.

     

    美 해군 '미확인비행현상' 존재 인정.."훈련 중 많이 봤다"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 해군이 최근 기밀해제된 동영상 속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들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과 관련해 영상이 조작되지 않은 실제 상황을 찍은 것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그 물체들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더 이상의 단서는 제공하지 않았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조 그래디셔 해군 대변인은 이날 C

    news.v.daum.net

    여기서 우선 주의할 점. UFO는 Unidentified Flying Object 즉, 미확인 비행물체다. 기사에서도 UFO와 더불어 UAP, 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 미확인 공중 현상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니까, "미확인"을 공식 인정한 것이지, 결코 이것이 "외계인의 비행 물체"임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관측된 UFO는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항상 미확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온다. 여기서는 우리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것이 정말 외계의 어떤 지적 존재로부터 온 것이라는 가정을 해보자.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UFO 말고 그냥 외계 비행체라고 부르자.

    외계 비행체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누어 상상해볼 수 있다.

    첫째, 그 자체가 어떤 지적 생명체일 수 있다.

    둘째, 외계인의 작품이지만 승무원이 타고 있지 않은 무인 비행체일 수 있다.

    셋째, 외계인(들)이 타고 있는 비행체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로 다음 수순의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현재까지 우주 탐사는 비록 태양계 범위 안에 머물러 있지만, 이런 외계 비행체가 태양계 안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왔을 가능성은 아주 적다. 이 글에서 말하는 우리의 상상은 지적 존재를 가정하고 있으며, 아직껏 태양계 안에서는 지적 존재는 커녕 지구 외 생명의 흔적이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남는 것은 다른 항성계다. 태양에 가장 가까운 다른 별은 4광년이 넘는 거리에 있다. 1광년은 우주적 규모로는 정말 짧은 거리지만 과학 문명 관점에서는 정말 먼 거리다.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과학의 역사로 보면, 알려진 물리 법칙으로는 1광년의 비행을 해내는 것조차 대단히 어려운 주제다.

    공간 도약이라던가, 평행 우주 도약같은 기술이 있다면 이웃 별이 아니라 은하계를 넘나드는 비행을 상상해볼 수 있다. 그러면 마지막 질문이 하나 남는다. 그 정도의 기술이 있다 치고, 왜 우리 앞에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것인가?

    가장 합리적인 추론으로는, 자기네의 드러남이 지구 문명과 역사에 끼칠 영향을 걱정하여 숨어 다닌다는 상상을 할 수 있다. 지구 역사에서, 한 문명이 갑자기 등장하여 다른 문명을 절멸시켜버린 사례가 여럿 있고, 자연 생태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서, 우리는 이제 새로운 화산섬에 대단히 통제된 접근만을 하며, 인간의 역사적 실수로 인해 사라져간 문명들에 대한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가끔 목격되는 외계 비행체들은 그들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드러난 것이라 상상할 수 있다.

    그냥 지켜보고 연구만 할 뿐, 먼 외계의 어느 멍청한 수준에 있는 지적 존재들에게는 그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겠다는 냉담한 학자적 자세 유지. 이것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이 된다.

    아서 클라크의 소설 '유년기의 끝'에는 외계 지적 존재들이 지구 문명에 계획된 개입을 한다. 나는 지금의 현실을 보면, 뛰어난 외계 존재들이 소설과도 같은 개입을 해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그러한 개입은 결국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 같다.

    사후 세계가 확실히 있음을 알게 된 인간들이 오로지 그것만을 염두에 둔 삶을 살게 되면 삶은 정말 따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타나토노트'에 잘 그려져 있다.

    미지는 미지로 남아 있을 때, 우리 삶의 역동성이 가진 가치가 보존될 수 있다. 우리가 외계 비행체의 실체를 잘 모른다는 것은, 우리보다 훨씬 나아간 수준의 존재들이 봤을 때 우린 아직 그들이 모습을 드러낼만한 수준에 전혀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린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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